2021년 10월 행정안전부 장관이 인구감소로 지역 소멸이 우려되는 89개 시·군·구를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했다. 양구군은 2018년 말 기준 인구 2만3,408명에서 2023년 말 2만1,056명으로 5년 만에 2,352명, 10%가 감소했다. 이는 출생신고의 감소와 여러 사유로 주민 전출이 이루어진 결과로 이대로 인구가 감소한다면 머지않아 지역이 없어질지도 모른다.
마을에서 아이 보기 어렵다는 주민들의 얘기를 자주 듣는다. 행정안전부의 주민등록 통계에 따르면 양구군의 2023년 출생인구는 68명이고, 해안면은 1년간 출생등록이 한 건도 없었다. 게다가 관내 10개 초등학교의 총 학생 수 970여명 중 일부 초교는 전교생이 20명도 안된다. 이렇듯 지역 소멸로 향해 가는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서 학교와 학생은 지역에 반드시 필요하다. 학교가 없는 곳에 학부모들이 전입할 리 없고, 아이가 없어진 마을은 고령인구 사망 등의 이유로 인구가 자연 감소할 수밖에 없다.
‘사후약방문’이라는 말이 있듯이 학교와 학생이 없어져 손쓸 도리가 없어지기 전에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현재 재학중인 학생들의 타 지역 전학 등 학령인구 유출을 막기 위한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그러한 방안 중 하나로 양구군에서는 2022년 전국 최초로 초·중·고교 입학생에게 축하금을 지원하는 내용의 조례를 본인이 대표 발의해 제정했다. 올해에는 초등 30만원, 중등 40만원, 고등 50만원의 축하금을 지원했다.
학생 입학축하금 지원의 효과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우선 인구 유출 감소를 기대할 수 있다. 현재는 지원금액이 많지 않지만 양구군에서 시행 중인 고등학생 및 대학생에게 지급하는 양록장학금과 대학생 등록금 지원사항을 함께 고려한다면 양구에 주소를 두고 학업을 마치게 될 경우 학부모 교육경비 부담 경감으로 가계경제에 상당한 보탬이 될 수 있다. 교육환경 향상을 위한 타 지역 전출 검토 입지가 줄어들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 다음은 지역 학생의 교육복지 향상이다. 양구군은 교육 환경이 열악한 것이 사실이기에 지원받은 입학축하금을 다양한 교육방법에 활용한다면 도시지역 학생들과의 교육 격차를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교육적 효과를 높이기 위해 현재의 입학축하금을 대폭 상향 지원할 필요가 있다. 지자체에서 입학축하금과 같은 사회보장 제도를 신설이나 변경할 경우 사회보장기본법에 따라 지역복지 활성화에 미치는 영향 및 운영 방안 등을 보건복지부 장관과 협의해야 한다. 이 제도는 사회복지제도의 경쟁적 현금 복지를 지양하고, 서비스 복지 중심으로 유도하기 위해 실시되고 있지만 지자체의 다양한 교육 서비스 제공을 제한하고 있다.
물론 무분별한 현금 복지는 지양하여야 함에도 교육환경이 열악한 인구 소멸 위험지역 학교 학생의 교육복지 향상을 위한 사업 추진이 무분별한 복지라고 생각되지 않는다. 이것은 도시와 지방 간 교육 격차 해소를 위해 정부에서 추진해야 할 사업을 지자체에서 대신 지역의 특성에 맞게 추진하는 것이다. 실제로 지역이 소멸되는 일이 없도록 정책의 확대를 위해 국가와 지자체에서 지속적으로 노력해 지역의 학생들을 지킬 수 있기를 희망한다. 그리고 양구군의 입학축하금 상향 지원을 계기로 인구수 지키기에 군민 모두가 동참하게 되기를 바란다. 지역 소멸 없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소망한다.